제11화: 동해물. 백두산 삼천리
그 책은 거지 인생 대학 무시험 수석 합격자들만 볼 수 있는 책이거든. 자네는 그 대학을 졸업했는감? 그 거지 대학에서 가르치는 거 하나만 말해주지.
뉴턴이라고 하는 이가 사과 나무 밑에 있다가 떨어지는 사과 한 알에 머리통을 맞았어요. 그리고 나서 깨달은게 만유인력의 법칙이야. 기분나쁘게 왜 사과는 아래로만 떨어지고 위로 치솟지는 않느냐는거지. 또, 아인쉬타인이라는 이는 E=MVC²을 발견했지. 원자 핵은 양자와 전자가 주위를 돌고 있는데 거기를 중성자가 쑤시고 들어가 원자를 깨버리면 무지무지 열이나요. 그게 핵폭탄이야. 이걸 발견하고는 이 독일 과학자가 미국 대통령에게 가서 “성냥갑만한 거 하나면 기관차 12개를 박살 낼 수 있습니다” 했더니 처음엔 안 믿더래. 아무튼, 전쟁이 한창이라 우여곡절 끝에 그걸 만들어가지고 처음으로 던진게 히로시마와 나가사끼 원폭이야. 과학자들이 수십년을 걸려 만들어 놓은 것을 대통령인들 하루 아침에 깨달을 수가 있겠나?
원자가 핵분열 해 폭발하는 것처럼, 우리 의식과 무의식을 쑤시고 들어가 원님들도 수천년 동안 못했던 인간 개조를 하루 아침에 해버려 사람을 뒤짚어 끝내놓는 것이 거지 핵폭탄이네. 천년이 하루 같다고 했지 않나? 그 폭탄 맞으면 세상 끝 날이 깨달아지는데, “그 책을 누가 볼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공부도 안한 사람이 알 도리가 없지. 뉴턴처럼 사과 한 알은 아니더라도, 그 핵폭탄에는 깨져야 하네. 깨진 인생들만 그 답을 아는 거야.
해설: 그 답이 뭡니까?
어린 양. 어린 양이야. 이 친구가 답을 못해 답답해 울고있으니까 먼저 별나라에 와계신 어느 어른 한 분이이 가르쳐 주셨다는군. 그 어린 양은 일곱 뿔 일곱 눈이 있지. 그 얘기는 다음에 함세. 또 봅시다. 난 가이~~~
99
제11화
동해물
.백두산
삼천리
원작: 이요한 / 최아멘
나오는 사람들
왕초, 최선생, 쟌, 요정, 해설
95
해설: 요즘 무슨 걱정을 그렇게 많이 하십니까?
왕초: 개인이 살고 가정이 살아야 나라가 살아나는데 요즘은 그게 아닌듯 하이. 그대는 개인과 가정이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해설: 그건 아니지요, 사회 돌아가는 것을 보면 분명 뭔가 잘못 되기는 잘못 된 것 같습니다만 …
왕초: 내가 이 방송을 시작하고나서부터 웃음들이 부쩍 늘었네. 사람들이 나만 보면 실실 웃어. 그들의 웃음은 수준 높은 웃음이야. 이 고급스런 웃음을 고음이라고 하네. 이 고음이 누구에게서나 잘 나와야 하는데, 대다수가 그렇지 못한건 분명 잘못 된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지.
해설: 뭐가 잘못 된건가요?
왕초: 우리 애국가에는 하나님과의 약속이 들어있지.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 하는게 그거였다 이거네. 그런데, 동해물은 일본 아이들이 일본해로 바꿔 사라졌고, 백두산은 저 북쪽 동네 아이들이 중공군 20만을 빌리겠다고 반쪽을 팔아먹었으니, 하나님이 보우하실 동해물과 백두산은 없어졌단 말이지.
제 나라 없어진 것도 모르고 남조선 아이들은 여전히 붉은 옷 입고 “대~한~민~국~ 짝! 짝! 짝!”만 질러대고 있는데, 소리만 고음이면 다인가, 보우하실 땅은 찾아놓고 지켜달라고 해야할 게 아닌가?
우리네 거지 동네도 그렇고, 원님네들 마을 마을도 같은 판, 개 판일세. 애국가의 우리 기상은 소나무인데, 남산위에는 저 소나무는 다 짤라 먹고, 콘도미니엄인지 콘돔인지만 나 뒹굴고 있으니 그 기상은 다 어디 갔는고? 얼핏 하나님과의 유효계약 기간이 다 끝나가나 싶으이.
96
나라와 기상이 반쪽났으니 나머지 반쪽도 날려버릴 셈인감? 워쩌자고들 이러는건지 …
왜 그렇게 되었느냐? 이 거지 생각은, 원님들이 물장사를 망쳐놔서 그렇다, 이거지! 요즘은 원님네 고을 고을 마다 물장사들이 난리판이라며? 물도 물 같은 물을 팔아야지 썩은 물 팔아먹으면 되나? 남산 소나무 기상도 썩고 동해물도 썩었다는 애기네. 썩은 물을 마시라고 팔아먹으니 장사가 잘 안되거든.
물 하면 생각나는게, 그 옛날 우리 이선생께서 말 실수 한적이 있지. 동네 사람들에게 물을 돈 주고 사먹으라고 했는데, 돈 없으니까 아무도 안왔거든? 그래서 말을 바꿨어요. 값 없이 와서 사먹으라고 했네. 값 없는데 사먹으라는건 또 뭔지 … 하여튼, 공짜물을 퍼 마시겠다고 모여들었는데, 이 번엔 물은 다 어디가셨는지 한 컾도 없고 자기 말만 들으라고 하니, 동네 사람들이 헷가린거지. 물 주전자만 찾아헤메다가, 그래도 나와서 물이든 말이든 받아 먹은 동네 사람들은 살아났었단 말이네.
그땐 그랬는데, 오늘날엔 그 물이 없어요! 다 말랐지. 이 남산 위에 저 소나무 기상과 동해물과 백두산은 다 어디 갔느냐, 이거야! 물장사 잘못하면 그렇게 쪽박차는 거네. 물을 잘못 먹여서 기상도 날라가고, 그 넘쳐나는 동해물도 죄다 썩은 물 만드느라 바다가 말라 붙었다며?
물이 썩어 물 장사가 안되니까, 원님들이 차린게 뭔지 아나? 젠틀멘스 클럽이야. 난 처음에 이 가게가 무슨 신사복을 파는 곳인 줄 알았어요. 원님들에게 검은 신사 분이 나타나서 그거하면 돈 번다고 했다나 그래. 들을 말이 따로 있지, 아니 원님이 하라는 물 장사, 말 장사는 못하고 들어먹더니 이젠 젠틀멘 크럽이 다 뭐야? 거기서 선풍기 틀어놓고 돈을 날린다며? 말세네, 말세야!
97
하나님이 보우하시는 계약기간 만료, 유효기간이 다 되 갈 때 뭔 일이 일어날 지를 말해주는 것이 우리 거지 족보 비밀편이네. 그 비밀편을 받아 쓴 우리 쟌이 지금 뭐하나 불러볼까나? 지금은 “계오일칠”을 받아 쓰고 있다지? 요정아, 얘야! 나오너라~
아니, 어디를 갔셨나? 유리 바다를 보고 보좌를 보더니 놀라 기절을 하셨나? 벌써 보좌의 그 분을 뵈었나? 불러도 안나오니 어찌된 일인고? 얘, 요정아~~~
요정: 예이~~, 쟌 선생께서는 지금 시험을 치르고 계시옵니다. 하늘 대왕께서 보좌에 앉아 책 한 권을 내 보이시고, 쟌 선생은 별나라 시험관 앞에 계시는 줄 아뢰오!
왕초: 호오! 그래? 시험관은 누구이며 시험 문제는 무엇이던고?
요정: 시험관은 우리 별나라 24 대표 중에 하나이외다. 문제를 내고 큰 소리로 외쳐 말하기를, “누가 책을 펴며 그 인을 떼기에 합당하냐?” 하였나이다.
왕초: 쟌 선생께서 대답할 리가 없을텐데 …
해설: 왜, 대답을 못하지요?
왕초: 그거야, 답을 안가르쳐줬으니까 모르지. 너무 당연한가? 쟌 선생이야 이제 그 책을 처음 봤으니 몰랐겠지만, 지금은 그 책을 공부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네. 그 책이 우리 족보책이야, 맨 마지막 비밀편이지. 내 전에 통신병이었을 때 내가 가르치고 내가 문제 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수석합격은 따놓은 당상이네. 그런데, 쟌은 처음 봤으니 그렇다 치고, 여기 이 땅의 돌들이 책을 줬는데도 몰라요. 왜인지 아나? 거지가 아니니까 그렇네. 국영수는 죽어라 하면서 이 거지 책은 안봐요.
98
해설: 썩은 물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그 썩은 물로 물장사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단물 찍찍 넘쳐나는 배장사 아주머니가 그립기도 합니다. 뉴턴이 떨어진 사과에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우리도 핵폭탄, “거지 족보 비밀편” 에 등장하는 “어린양의 말폭탄”을 맞고 박살이 나서, 세상을 뒤흔들어 바꿀만한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바쁘신 양반을 자꾸 잡는다고 혼이 나서, 보내드리긴 보내드렸는데, 왕초 없이 저 혼자 진행하기도 그렇습니다. 여기서 최선생을 불러보겠습니다. 슬픈 영화가 어떻게 계속 되고 있을까요? 최선생니임~~~
LA 아리랑
밟아라 삼천리
그리고
독한 여자
숙이가 미국 온 지 일주일도 안되서 찍어야 했던 슬픈 영화, 사라진 까뻬 여사장님의 꿈 이야기는 주연 여배우를 사장님에서 웨츄레스로 바꿔놓고 말았어. 사장이 아니라 웨츄레스로 뛰기 시작했지. 숙아, 나도 그랬는데 너도 오자마자 일부터 시작하는구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우리의 아리랑 별곡이 시작되고 있는거야. 미국인데 순 한국식, 돈도 없고 차도 없이 몸으로 떼우고 발로 뛰는 우리들의 옛이야기지. 불장난과 총싸움! 숙이는 그 영화 장면 때문에 혼자 다니는 것, 혼자 밤길을 다니는 것을 무서워했어. 버스타고 밤늦게 퇴근하는 것이 너무 무섭다고 해서 나는 늘 같이 다녀야 했지.
100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변한다더니 … 숙이는 무섭게 변해가기 시작했어. 처녀 때의 그 순진하고 해맑은 미소는 없어지고, 악착같이 살기 위해 뛰는 억순이로 변해가고 있었지. 미소 대신 눈물만 흐른다는 것이 마음 아팠고 … 할 일 없어진 죄인 놈이 별 도리 없지. 숙이가 일하는 낮에 나는 살림을 살았어. 밤이면 애를 재우다가 잠들면 숙이 마중을 나갔지. 버스도 뜸하게 다니는 시간, 차가 없어졌으니 걷는거야. 오냐. 열심히 걸으마. 걷고 걸어 또 걷고, 너도 걷고 나도 걷고 … 우리는 열심히 이 LA 땅을 걸어다니기 시작했지. 둘이서 한 몸 되어 밤이든 낮이든 열심히 걷고, 또 뛰기도 했어. 어린 아이도 같이 걸을 때도 있었어. 아이 양팔을 둘이서 하나씩 잡고 걷는 소리가 쿵쿵쾅쾅, 쿵, 쾅, 꽝 … 점점 커지기 시작했어. 어디까지 얼만큼이나 걸었을까? 걷다보니 나는 염색기 앞에 서있었어. 염색기사로 취직이 된거야. 그럼, 아이는 누가본다? 다행히 24시간 3교대로 돌아가는 공장이었지. 밤 근무를 자청하고 낮엔 애를 보고 살림을 살고 … 이 놈아, 어차피 난 밤낮 일하는덴 이골이 난 사람이다, 삶아먹던지 잡아먹던지 니 맘대로 해라 … 괜히 염색기에다 말도 안되는 분풀이를 하고 나면 이 놈이 쐐액~ 하고 수증기를 뿜어대며 듣기 싫으니 저리 꺼지라는 구박을 들어가며 열심히 뛰었지.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낮 근무 시간에 걸린거야. 어쩔 수 없이 친가에 애를 맡겨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어.
니네는 결혼까지 그렇게 해놓고 왜 죽어라 죽어라 하니? 좀 잘 살아야 할 거 아니냐?
시댁에서 일언지하에 거절을 맞고 “어쩌면 부모들이 저럴 수가 있느냐? 우리 엄마는 안그런데, 도도체 왜 저러느냐? 내가 무슨 죄가 있느냐?” 하는 숙이의 울음! 참았던 감정이 애 때문에 폭발한거야. 양쪽으로 죄 지은 놈이 무슨 할 말이 있겠어.
101
숙이를 달래주며 머리를 맞대고 시간 조정을 했어. 3시부터 11시까지의 내 근무시간, 아침 8시부터 3시까지 숙이가 일하는 시간. 집에서도 맞교대해야 할 지경인데, 서로가 오고 가는 30분이 문제. 이걸 어쩌지? 집에 있다가 내가 나가는 시간에 “뽀뽀뽀”를 크게 틀어놓고 먹을 것을 애 앞에 놔두고 살짝 사라졌는데, 숙이가 허겁지겁 집에 뛰어들어오니 애 혼자 앙앙대며 난리가 났더래. 아빠 없어진 방문 앞까지 기어와서 문 밑에다가 코를 박고 울고 있더라는거야. 애도 걱정이지만 안그래도 부부싸움이 잦은 우리 집, 젖먹이 혼자 놔두고 다닌다고 누가 신고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숙이는 가슴이 철렁, 난리에 난리고 … 이중 스테레오로 울고불고 난리구나! 아, 숙아, 급한데 택시라도 타고 오지, 너까지 차비 아낀다고 버스란말이냐? 결국은 두 살짜리 우리 딸을 베비시터에게 맡겼는데, 어느날 퇴근해서 아이를 찾으러가니까 사방에 울타리를 쳐놓고 아이를 그 안에 가둬놨더래. 여러명을 봐주니 힘들어서 그랬는지, 그 모습을 보니까 가슴이 미어지더라는거야. 하긴 겨우 한 두시간 봐주는 거니 돈도 안되는 일 어련하겠냐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돈이 더 들어가더라도 정규 프리스쿨에 보내기로 했어. 돈 벌겠다고 따블 뛰는데, 애 한테 돈이 더 들어가니 서로가 미칠판. 할 수 없지. 애 교육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인 것을 … 더 들어가는 돈을 어디서 메꿔야하나? 그게 고민이었는데, 어느날 알고 지내던 아저씨가 좋은 자리 있으니 소개해주겠다는데, 미련 없이 직장을 바꿨지. 한 푼이라도 더 주겠다면 사정 없이 가는거지 뭐. 돈이 더 생긴다는 것만 생각했지, 이런 젠장, 차가 없는 건 생각을 못하고 … 또 생각하다가 망했어. 염색 공장은 집 앞에서 한 번 타면 그만인데, 새로 소개 받은 직장은 글렌데일. 타도시로 전출가야 하는데, 버스편을 알아 보니 자그만치 세 번을 바꿔타고도 한 시간 반 거리! 궁리를 하다가 걷고 또 걸었는데 발걸음이 멈춰졌어.
102
한국산 수입 완제품으로 삼천리 자전거를 사기로 했던 것. 그래서 내 발걸음은 자전거 집에 앞에서 끝이 났던거야. 숙이가 버스값도 아깝다고 자전거 타고 다니래.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거기가 어딘데 자전거를 타라고 하는건지 … 진짜 독해졌나봐. 꼭 그래서만은 아니고, 이렇게 된 김에 새벽 운동 삼아 달리기로 한거야. 누군 돈 들여 헬스 클럽이다 뭐다 하는데, 조깅 대신 싸이클링하는 거지 뭐. 그런데 한국산 삼천리호는 보이지 않고 누가 타다버린 메이드인 차이나 중고 자전거만 눈에 들어왔어. 아주 헐값이었거든. 자가용이 벌써 세 대째야. 그것도 새 차는 하나도 없고 전부 중고로… 니산 센트라, 11호차, 삼천리호 … 그걸 타고 진짜 밟아라 삼천리가 시작되는거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LA부터 글렌데일까지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공기를 쌩쌩 가르며 밟아라 삼천리. 가다 쉬다, 쉬다 가다 하며 도착하면 여섯시, 주인 만나 깡통밴 타고 자재상으로 향해 물건 챙기고 나면 여덟시, 커피 한잔 마시고 현장 도착하면 아홉시, 그 때부터 다섯시까지 공사판 시다 노릇하는 뺑뺑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어. 다시 원점 찾아 도는 다람쥐가 된거야. 이민 2년만에 돌아온 건 고생 죽도록 하고 도로 제자리인 다람쥐 인생, 삼천리 인생이었어. 아니지, 상처와 아픔도 보너스로 챙겼지. 어느 날 사장이 회식을 하재. 싫컷 놀다가 늦었다고 가자는데 차가 어디 있냐고 묻는거야. 회사 근처에 있다 하고 사무실까지 태워달라고 했지. 회사까지는 왔는데 또 차가 어디 있느냐고 묻는데 당혹스러웠어. 저기 있다고, 저게 내 삼천리호라고 가르쳐줬어. 그걸 보고 기가막혀 하는 말.
아니, 그러면 지금까지 자전거 타고 다녔다는 말입니까?
어쨋든 우리는 LA로 내려오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어. 당신 같은 사람은 처음 봤다, 그러지 말고 차를 하나 사라,
103
그리고 건축 학교에 등록해서 자격증을 따라, 학교 다닐 동안 편의를 봐줄테니 공부해서 메니져가 되라, 내가 밀어주겠다는 등등의 이야기를 했어. 고마웠지. 그러나 상한 자존심을 어쩔 수 없었고 그만 뒀어. 그래도 짤린게 아니고 내 발로 나왔다는 뿌듯함은 있었어. 회식하면서 같이 일하던 아저씨 하나가 솔깃한 말을 해줬거든. 자기 따라 밤청소 같이 다니자는 것이었어. 밤 일? 그럼 낮에 일하고 밤에 일하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지. 건축 현장엔 별 사람들이 많아. 유리쟁이, 전기쟁이, 뼁끼쟁이, 배관공, 토목공 … 일단 밤일을 뛰면서 그들을 통해 낮에 다른데를 알아보기로 했던거지. 아니나 다를까, 여기 저기 얘기를 해놨는데 내 소문이 어떻게 났는지 서로들 모셔가겠대. 밟아라 삼천리는 그렇게 해서 또 새롭게 이어지고 있었어. 오늘 얘기는 여기서 끝!
해설: 동해물과 백두산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상도 썩었고 물도 썩어서 산은 닳아 없어지고 물은 죄다 흐려놨다는 얘기를 통해, 그 물을 정화시켜 남산 위에 저 소나무 기상도 되살리고, 동해물도 수정같은 유리 바다로 만들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반면, 여전히 최선생은 먹고 살기에 바빠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살기에만 급급해 하십니까? 아니면 이 시대를 향한 어떤 꿈을 키우고 계십니까?
어린양의 핵폭탄을 맞고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