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미스 미스타 예스 맨 그리고 터진 전면전
거지 왕초들의 이야기
제7화
미스
미스타
예스 맨
그리고
터진 전면전
원작: 이요한 / 최아멘
나오는 사람들
55 왕초, 최선생, 똘만이, 해설
해설: 요즘은 남여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불륜에 대해 한 말씀 하시지요.
왕초: 영어에 “MISS”는 “실수”야, 이 실수로 잘 못 만들어진게 이 “미스들”이야. 그 미스들을 올라타는게 “미스타”고. “탈까, 말까?” 물어보면, 무조건 “예스!” 하는 시대를 살고 있네만, 남녀 문제는 성과 불륜의 사회 문제가 아니네. 그 문제의 본질은 “신부들” 에게 있다는거지 …
해설: 신부들이라고요?
왕초: 신부들이라니까 왜 놀라나? 여자 얘기하는게 아니고, 내가 말하는 신부는, “귀신들의 애비” – “신부” (神夫) 일세. 새 신을 받지 못하니까 고무신짝에 귀신 애비, 신부들이 붙었어! 고무신을 제대로 못 신은 미스들이 뭐에 홀려가지고는, 철딱서니 없는 미스타들이 “야, 타!” 하고 고무신짝을 바꿔타라고 충동질하기만 하면 미스들이 지네들 배때기 위를 마냥 올라타게 한단말이야! 이 신부들이 “귀족”이야. 귀하신 공작 부인네들이 아니라, 귀신 족보를 손에 쥔 것들, 귀족 (鬼族) 부인들이지. 헷갈리시남?
해설: 말씀하시니까 웃고는 있는데, 그 뜻이 좀 …
왕초: 똑똑하신 양반이 뭐가 그리 어렵다고 … 쉽게 생각하시게. 「고무신짝이 길바닥에 널렸다 → 그 신에 귀족 신부들이 붙었다 → 그 귀신들린 미스 신에게 미스타 신이 올라탔다 → 그래서 개판 됐다」 뭐, 이런거 아닌가? 신도 신나름이지, “새 신이냐, 귀신이냐! – 그것이 문제로다!”가 팔자를 갈라놓는 게야. 신이라고 아무거나 신으면 큰일나지. 바꿔타도 안되고, 갈아타도 안돼고 잘 골라서 타야 돼. 흔한 고무신이라고 무조건 “예스 예스 끙끙” 하지 말고 골라서 타란 얘기야. 널렸다고 다 지껀줄 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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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아직도 헷갈리는데요 …
왕초: 시집 못 간 처녀들도 신부 후보생이고, 거기 좋다고 막 올라타는 미친놈 – 미스타들도 신부 후보생이고, 그 년이 그 년들이고 그 놈이 그 놈들인데, 얘네들이 다 귀족병에 빠져 눈이 뒤집혔단 말이야, 이것 참, 큰~~ 일이네! 유식하게 놀아볼까? 남의 집 귀한 딸은 新婦, 미친 놈팽이는 신들린 神夫다, 이말이야. 한문 좀 아는가? 귀족은 鬼族이다, 이거야! 죄다들 귀신 들린 족속들이 돼 놔가지고 하는 짓거리들하고는 … 말세다, 말세야! 거지 주제에 문자 쓸려니 좀 쑥스럽네. 하긴, 난, 뭐, 상거지니까 이 정도는 티 내도 괜챦겠지 … 내가 티 내는걸 젤 싫어하는데 … 같지 않거든 … 그냥 거지가 좋아!
해설: 거지 족보에 그 귀족 신부 얘기도 있습니까?
왕초: 암, 있지, 있고 말고! 우리 거지 족보 저~~~ 앞 쪽 동네로 가면 신명편에 있지. 신의 명령이라고! 이 놈들아, 남정네들아, 예편네들아, 미스들아, 미스타들아, 그 신이 네 놈들 뒤짚어 씌운 귀신들이야! 헌 신 벗어던지고 새 신을 받게나. 자, 그 새 신, “신둘둘이공삼공” 나가신다, 알 받아라!
그 일이 참 되어 그 처녀에게 처녀인 표적이 없거든 처녀를 그 아비 집 문에서 끌어내고 그 성읍 사람들이 그를 돌로 쳐죽일지니 이는 그가 그 아비 집에서 창기의 행동을 하여 악을 행하였음이라 너는 이와 같이 하여 너희 중에 악을 제할지니라 남자가 유부녀와 통간함을 보거든 그 통간한 남자와 그 여자를 둘 다 죽여 악을 제할지니라 처녀인 여자가 남자와 약혼한 후에 어떤 남자가 그를 성읍 중에서 만나 통간하면 너희는 그들을 둘 다 성읍 문으로 끌어내고 그들을 돌로 쳐 죽일 것이니 그 처녀는 성읍 중에 있어서도 소리지르지 아니하였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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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그 이웃의 아내를 욕보였음이라 너는 이같이 하여 너희 중에 악을 제할지니라 만일 남자가 어떤 약혼한 처녀를 들에서 만나서 강간하였거든 그 강간한 남자만 북일 것이요 처녀에게는 아무것도 행치 말 것은 처녀에게는 죽일 죄가 없음이라 이 일은 사람이 일어나 그 이웃을 쳐죽인 것과 일반이라 남자가 처녀를 들에서 만난 까닭에 그 약혼한 처녀가 소리질러도 구원할 자가 없었음이라 만일 남자가 어떤 약혼하지 아니한 처녀를 만나 그를 붙들고 통간하는 중 그 두 사람이 발견되거든 그 통간한 남자는 그 처녀의 아비에게 은 오십 세겔을 주고 그 처녀로 아내를 삼을 것이라 그가 그 처녀를 욕보였은즉 평생에 그를 버리지 못하리라 사람이 그 아비의 후실을 취하여 아비의 하체를 드러내지 말찌니라 (신명둘둘이공삼공)
왕초: 우리 조상님네들의 얼이 영이고, 영이 눈에 보이는 것이 알이네. 그 알을 손에 가졌다는 것을 “알가졌다 → 알갔다”고 하는 것이야. 이 알 폭탄, “신명둘둘이공삼공”을 알갔는가? 이 사람아!
해설: 사회의 타락상을 고발하는 “신명둘둘이공삼공 알 폭탄”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아니, 거지 족보책에 그런 적나라한 내용도 있었습니까? 핵 미사일치고는 그 이름이 참 희한하네요!
왕초: 그려, 내가 핵실험 한다고 방구를 좀 뀌었네. 냄새가 독한가? 독해도 할 수 없네. 독하게 까야 정신 차릴 것이 아닌가? 다 알고 있단말이지. 여관방에서 뭔 짓 하는지 다 알고 있는데 가만 놔두시겠는가? … 그건 그렇고, 우리 최선생은 어떻게 되셨나? 부부싸움 하다가 열 받았다던데? 신세타령 하다가, 차 시동을 걸었다는데, 그 똥차 앞바퀴가 바다쪽을 향한 건 아니겠지? 최선상 ~~~ 여보셔 ~~~ 태평양에 빠져 죽었소, 살았소? 말 좀 해 보소! 내 말 들리오? 아~~ 불러도 대답 없는 이 양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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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전화로 시작 된 전면전
최선생: 전화를 끊고 아무리 생각해도 분이 가시지를 않않았어. 졸도까지 해가며 자기를 편하게 해주겠다고 일한 죄 밖에 없는데, 돌아오건 국제표 바가지, 박박 긁는 바가지와 졸도, 졸도와 바가지 – 도도체 그 상관 관계가 풀리지를 않는거야. 고로 나는 또 생각하는 사람이 됐어. 집에서 자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운전을 하다가도 … 그런데, 또 그 끔직한 전봇대 귀신이 달리는 차 속으로 튀어들어올까? 생각하다가 두둘겨 맞은 전봇대는 길 바닥에 있었는데? 설마, 이번엔 아니겠지. 그래도 불안해져서 차 안을 두리번거려 봤지만 전봇대라고는 없었어. 그 순간, 이런 젠장할! 앵앵거리며 쫓아오는 순경 오도바이 소리! 전봇대를 찾는다고 한 눈 팔다가 신호 위반을 한거야. 아, 이번엔 전봇대가 아니라 오도바이가 내 이마를 들이받는구나! “민아, 무슨 차 안에 전봇대냐?” 그 자식이 언제 나타났는지, 순경보다 먼저 말을 걸며 힐힐거리고 있었어. 기분 나쁜 그 웃음 소리! “저리가!” 소리를 꽥 질렀는데, 순경이 왜 자기한테 시비거느냐며 차를 세우래. 그러면 딱지 안 끊어줄까봐? 내가 생각해도 나는 괴물이었어. 바가지를 티켙으로 바꿔놓는 귀신. 신통력으로 숨어있던 경찰도 불러내는 귀신. 역시 난 어쩔 수 없나봐. 오냐, 내 이 앙갚음을 반드시 하리라. 어디 한 번 두고 보자. 딱지를 받고 그 복수는 돈을 하기로 했지.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돈, 순경을 보내고 차 안에 앉아 얼마나 벌어놨는 지 계산을 하고 있었어. 공항에서 김밦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장인 어르신이 찔러주신 그 돈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석 달. 그동안 얼마나 일을 했을까? 실은 나도 궁금했지. 직장 세 개 수입이「인쇄소 주5일 8시간씩, 주유소 평일 12시간씩, 주말 파트타임 12시간씩 이틀, 합이 매주 128시간 x 4주 x 시간당 $5 = 한달 2560불」이더라구. 와~~ 월 800불짜리가 세배가 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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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아, 이거 나 혼자 다 먹을거다, 용용! 정말 그러고 싶었어. 진짜 너하고 나하고 전쟁이다. 니가 깨지면 다 주고 아니면 말고 … 남들 세곱을 뼈빠지게 일했는데, 고작 무책임한 남편이라니! 이건 아니지.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내야 이 속이 좀 풀릴까? 확 술집에 가서 다 풀어보릴까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어. 아, 나는 생각을 하면 안돼. 무슨 생각만 하면 사고를 쳐. 최민, 생각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차라리 잠자는 돼지가 돼라. 그게 속 편하다! 생각하다 깨지고 생각하다 터지고 생각하다 딱지 떼더니 이번엔 생각하다 술까지 먹어봐? 미사일이 날라오기 시작했어. 숙이가 쏜 미사일이야. 미사일에 내 이름이 쓰여져 있었어. 총동원령을 내린 모양이야. 무책임한 놈, 강도같은 놈, 도둑놈, 사기꾼 … 전쟁은 시작 됐고 내 자존심의 장벽은 그 핵폭탄에 막 무너지기 시작했어. 우유값 내놔라, 기저귀 값 보내라, 이유식 값 부쳐라 … 핵 미사일 공격이 끝나는가 싶더니 식량무기화를 앞세운 유도탄들이 날라오고 있었어. 우리 숙이가 언제 이렇게 강대국이 되었을까! 우유탄, 기저귀탄, 이유식탄 … 무차별로 쏟아지는 수 없는 유도탄들 … 방어 능력도 없는 나는 그 신무기들 앞에 깨지고 있었어. 역시 전쟁은 처참한거야. 나는 도망다니고 피해다니다가 진지 안으로 숨어버리고 말았어. 몸을 피하고 무서워 눈을 감아버렸는데, 한참 있다 눈을 떠 보니, 이런 썅! 어느 술집 안이었어. 결국은 사고쳤구나! 참피온이 아니라 참패를 먹는 순간이었지. 숙아, 나 참패먹었다! 그 자식이 비아냥 거리고 있었어.
보내라는 우유값은 안 보내고, 그 돈을 술값으로 다 날리냐? 뭐, 유일한 피난처라고? 에라, 이 뭣같은 놈아! 도망 갈 데가 없어서 거길 들어가 숨었냐?
이게 전면전에서 국제전으로 비화한 이야기야. 전쟁의 끝은 완전 패망. 술독에 빠져 망신 당한 20년 전 어느 봄 날의 일이었지. 속 쓰리고 피곤해. 이만 자야겠어. 숙아, 미안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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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 허어~ 그것 참! 우리 최선상님 다시 봐야하겠네그려. 아니, 그냥 애 우유값 하라고 보너스 좀 보내면 될 일을 가지고 국제전까지 하나? 별 것도 아닌 일을 그 자존심 때문에 술독 뒤짚어쓰고 몸 버리고 돈버렸어. 쯪, 쯪, 쯪 …
보셔들, 댁들은 안녕하심감? 미스타들이 열받고 흥분하면 해로워요. 미스들이 망해. 미스타들이 퍼 마시면 패가망신이야. 오늘도 전면전 한다고 때려부시고 깨부시는 집안 꼬락서니들 하고는 … 오늘은 왜 죄다 몸 버리고 마음 깨진 말들만 나오나? 미사일 맞기 전에 정신들 차려야지. 핵이 터진다구!
해설: 요즘 성적 타락을 부추기는 세태로 사회가 물들었습니다. 성이 아니면 술로 스트레스를 날려보려는 병리적 증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입니다. 술과 여자, 그리고 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돈 관리, 몸 관리, 마음 관리 제대로 못하면 숙여사 같은 순정파 여인들도 이를 갈게 됩니다. 참다 참다 미사일을 날립니다. 핵폭탄 맞고 술에 빠져 돈 날린 것으로 오늘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미스 미스타 예스 맨도 그렇고, 많이 웃으셨으리라 생각 됩니다. 단순히 웃자고만 하는 얘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웃으면서 내 모습을 깨달아야 합니다. 깨닫는 순간 우리는 울어야 합니다. 그렇게 살지 않아야 되는데, 그게 맘대로 잘 안되는 현실을 놓고 울어야 합니다. 운다는 것은 죄를 깨달았다는 이야기이고, 그 죄 앞에 회개해야만 살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민은 그걸 몰랐습니다.
똘만이: 그려, 그걸 몰랐구만이라.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용기와 사랑이제 패배가 아닌겨. 돈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술도 아니여. 고노메 쫍아터져뻔진 매음이 문제인겨. 아, 지가 잘못했다카고 인자 안그럴꼬마 하면 될 일이 아니당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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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미싸일 날라옹께 토껴자빠져가지고는 원째 숨어 술만 푼겨? 그래가지고 남은게 뭐라요? 뱃속에 독을 처집어넣고낭게 속 쓰린것 밖에 더 남았소? 여관방에서 자빠진 연놈들을 또 워떻고? 술 처먹는 그 놈이나 남의 배 아래 깔려버린 그 년이나 연놈들이 싸잡아가지고 똥통에 빠질 짓들만 골라하고 자빠졌네그랴. 나가 소식적에는 목구멍에 칼이 들어와도 아니면 아니고 기면 긴 세상이었는디, 시상이나, 시상이나, 시상이 워쩌키 이 꼬라지가 됐다요?
왕초: 이 봐, 그냥 웃자고. 웃으면 복이 와요. 우리가 판 벌리는게 사는게 힘드니 일단 웃기자고 한 짓이 아닌가? 그러다 보면 지 잘못 깨달을 날이 오겠지. 그 때가서 실컷 울으면 될 일이고, 자네가 그렇게 열 낼 일이 아니네. 웃고 우는건 하늘에 달린게야. 너무 퍽퍽대지 말게.
해설: 그렇습니다. 우린 기다릴뿐이지요. 세상이 변하지 않는걸 누굴 탓하겠습니까? 하늘만 바라보고 울어야지요. 웃음거리를 만들어내는게 문제가 아니고, 그걸 보고 울지를 않는다는게 문제인 세상입니다. 돈이면 다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면 다인줄 알았던 우리의 최민, 그가 어떻게 삶의 문제를 풀어가는지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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